선인장

생명력이 강한 생물로 우리는 바퀴벌레, 잡초 그리고 선인장같은 것을 떠올린다.
바퀴벌레는 해충이라서, 또 잡초도 다른 식물을 괴롭히며 자라서 환영받지 못하는데
선인장만큼은 좀 다른다.

선인장은 환경친화적 식물이다.
선인장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만으로 살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형태를 갖췄다.
선인장의 절구통 같은 줄기와 바늘 같은 잎은, 열악한 환경에서 다은 생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살이남기 위한 선택의 결과다.

선인장 존재의 핵심은 그 가시에 있다.
가시는 흔히 오해를 받듯이 다른 이를 찌르고 상처내려는 무기가 아니다.
가시는 수분 방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아주 작은 방어수단이 뿐이다.
철수는 오는...... 공연히 선인장에 손을 대며 선인장 가시가 못 생겼느니 날카롭느니 애꿋은 탓을
하는 이들을 생각한다.
선인장을 돌본다면서 오히려 들볶는 이들 생각도 한다.

드넓은 사막에 내버려진 선인장이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사람 키를 훌쩍 넘기며 잘 자르듯이.
선인장은 저 혼자 잘 크로 저 혼자 변화 무쌍한 날씨를 견디며 한 세상을 살아간다.
선인장은 의욕과잉의 재배자가 쓸데없이 많이 돌보면 오히려 죽어나간다.
선인장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을 참지 못하고 물을 주어서 썪게 만드는 성급한 재배자가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충분히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 나의 주기에 맞추는 게 아니라 상대의 주기에 맞추는 것이라는 걸 망각한
사함에겐 선인장은 그 화려한 꽃을 보여주지 않는다.

2011년 9월 28일 배철수 음악캠프  중에서... 

추측하지 말자.... 상상하지 말자..... 때론 사실만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